“감기는 다 나았는데, 코만 계속 이래요”
전주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작년 겨울 감기 한 번 심하게 앓고 나서부터 코가 계속 그래요.” 열도 내리고 기침도 멈췄는데, 코막힘과 재채기만 남아서 몇 달, 몇 년째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건 원인입니다. 감기가 원인이었다면 감기가 나았을 때 같이 나아야 하는데, 왜 코만 남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시작한 계기와 지금 유지되는 원인은 다를 수 있습니다
코 점막은 감기, 미세먼지, 온도 변화 같은 자극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예민해집니다. 대부분은 자극이 사라지면 원래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점막의 반응 문턱이 낮은 상태로 그대로 남습니다.
비유하자면 한 번 낮아진 문턱이 저절로 다시 올라가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후로는 감기와 전혀 상관없는 자극, 예를 들어 찬 공기, 먼지, 냄새 같은 것에도 코가 쉽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은 “그때 감기 때문”이라고 기억하시지만, 지금 코를 막게 하는 건 그 감기 자체가 아니라 낮아진 채로 굳어진 반응 문턱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처음 계기를 찾아 없애는 것만으로는 지금 상태가 나아지지 않습니다. 감기는 이미 지나갔으니 더 없앨 것도 없습니다. 지금 다뤄야 할 건 낮아진 문턱, 즉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 자체입니다.
약으로 누르기만 하면 문턱은 그대로입니다
항히스타민제나 스프레이는 지금 나타난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 약들이 낮아진 문턱을 다시 올려주는 건 아닙니다. 약효가 있는 동안만 증상이 조용해지고, 끊으면 문턱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다시 막힙니다.
제 진료실에서는 처음 계기가 무엇이었는지도 여쭤보지만, 더 중요하게 보는 건 지금 이 문턱이 왜 낮게 유지되고 있는지입니다. 체력 저하, 소화 상태, 만성적인 코막힘으로 인한 호흡 습관 등이 겹쳐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요인들을 함께 정리하면서 반응 자체를 누그러뜨리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전주에서 비염으로 오래 고생하신 분들 중에는 “그때 그 감기만 아니었으면”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상태를 개선하는 데는 그 계기를 찾는 것보다 지금의 문턱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실질적인 문제입니다.
진료 안내
전주미소로한의원은 전주롯데백화점에서 도보 3분(150m) 거리에 있고, 선수촌공원 노상주차장(새터로 26면, 여울로 49면)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월·화·금요일과 목요일은 야간진료를 진행하며, 목요일은 14:30부터 20:30까지 진료합니다.
안준 대표원장
